German/한 달 살기 (10) 썸네일형 리스트형 [독일에서 한 달 살기]Day10 아침을 먹고 빨래를 하고 밀린 설거지를 하려고 부엌에 있는 작은 라디오를 켰다. 라디오를 켰을 때 클래식 채널이 맞춰져 있어 그냥 클래식을 듣기 시작했다. 잔잔한 노랫소리에 기분 좋게 설거지를 하고 있었는데 룸메인 헬레네가 커피를 가지러 들어와서 “그동안 라디오를 안 켜서 집에 라디오가 있다는 걸 잊고 있었네, 아침에 클래식 들으니까 너무 좋다! 클래식 좋아해?”라고 물어봤다. 그래서 나는 “아니, 사실 클래식은 잘 안 듣는데 라디오를 켜니까 나와서 듣고 있었어”라고 말했다. 클래식을 들으면서 혹시 누가 듣고 잉 클래식…? 하면서 나랑 어울리지 않는 의외의 모습이라고 생각 할까봐 머쓱했는데 갑자기 헬레나가 저런 질문을 하니까 왠지 ‘응! 나 클래식 좋아해’라고 대답해야 될 것 같고 그랬는데 그냥 솔직하게.. [독일에서 한 달 살기]Day9 내가 지내고 있는 셰어하우스에는 남자 2명 여자 1명의 룸메가 있는데 세 명 모두 Vegetarier 채식주의자이다. 주변에 채식주의자가 거의 없는데 룸메 3명 모두가 채식주의자라니.. 신기해하는 나에게 룸메들이 친절하게 본인들이 왜 채식주의자가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것을 주로 먹는지 설명해주었다. 헬레나는 인도에서 지냈던 6개월 동안 독일에서 평소에 먹던 음식이 아닌 인도식 음식을 자주 먹다 보니 자연스럽게 육식이 아닌 채식을 하게 되었고 요가를 하면서 채식이 본인의 몸에 더 맞는다고 느껴져 채식주의자가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가 소비하는 많은 양의 고기를 공급하기 위해 동물들이 고통스럽게 살다가 죽임을 당한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꼈고, 내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부조리하다고 느끼는 현상에는 적.. [독일에서 한 달 살기]Day8 요즘은 룸메인 기르에메랑 자주 저녁을 같이 먹게 되었다. 처음에는 독일어를 너무 잘해서 당연히 독일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브라질, 일본 혼혈이고 브라질에서 태어나서 살다가 독일에 이민을 왔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독일에서 이방인으로 지내고 있는 나를 잘 이해해주고, 가끔 내가 방에 가만히 있으면 밥은 잘 먹었는지 내 방 앞에 찾아와 안부를 물어보곤 했다. 하루는 내가 볶음밥을 하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기르에메가 어슬렁거리길래 내가 한국 음식 해주겠다며 당당하게 제안했다가 당근이 안 익어서 샐러드 느낌의 볶음밥을 먹은 적도 있었다. 안 익은 당근은 정말이지…맛이 없었다. 그래서 장난으로 ‘당근은 네가 다 먹어도 괜찮아’라고 했는데 기르에메가 고맙다며 ‘나는 생당근을 좋아해’라고 나를 은근 놀리면서.. [독일에서 한 달 살기]Day7 뱀이 허물을 벗지 못하면 끝내 죽고 말듯이 인간도 낡은 사고의 허물에 갇히면 성장은커녕 안으로부터 썩기 시작해서 마침내 죽고 만다. 따라서 인간은 항상 새롭게 살아가기 위해 사고의 신진대사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오늘은 헬레네랑 같이 요가를 하고 왔다. 요가 하러 가는 길에 헬레나의 요가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법을 전공하지만, 인도에서 여행하다가 우연히 요가를 배우게 되었고 6개월 정도 요가 교육을 듣고 와서 복학해서 학교에 다니면서 취미로 요가 선생님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인도에 6개월을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채식을 하게 되어 이제는 완벽한 채식주의자가 되었다고 했다. 헬레나의 인도 여행담을 듣고 있으면서 문득 ‘지금까지 살아왔던 생활 방식이나 사고가 새로운 곳에서 지냈던 짧은 시.. [독일에서 한 달 살기]Day6 ‘내일’, ‘나중에’, ‘니가 출세하게 되면’, ‘나이가 들게 되면 너도 알게 돼’ 하며 우리는 미래를 내다보고 살고 있다. 이런 모순된 태도는 참 기가 찰 일이다. 미래란 결국 죽음에 이르는 것이니 말이다. 나중에 돈 더 많이 벌고, 여유가 생기면, 이런 식으로 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미루고 살았다. 나는 늘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고 하루가 부족했다. 미래를 위해 개미처럼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너무 많은 업무량을 받아도, 야근하고 내 주말을 일하는데 다 쓰더라도, 내 미래를 위해 돈을 모으고 경력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모두가 그렇게 살고 나도 그렇게 살아야 하고 미래에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근데 내가 너무 불행하다고 느껴지기 시작.. [독일에서 한 달 살기]Day5 오늘은 드디어 핸드폰 유심을 사기 위해 알디를 다녀왔다. 알디(ALDI)는 독일에 이마트 같은 큰 마트로 마트에서 핸드폰 유심도 사고, 충전도 할 수 있다. 알디톡은 계약 없이 프리페이로 사용할 수 있다. 예전에 독일에 왔을 때도 알티톡 썼었는데 그 유심이 어디 갔는지 알 수 없어서 새로 또 샀다. “ALDI TALK Starter-Set” 가격은 12.99Euro로 10유로는 충전 요금이고 2.99유로는 심카드 가격이다. 심 카드를 사고 등록할 때 원래는 유심을 넣자마자 사용 가능했는데, 2017년부터 신분 확인 절차가 생겨서 집에서 영통으로 여권 보여주고 이런 절차도 했었다. 엄청 복잡하지는 않았는데 ALDI에서 유심살 때 직원한테 유심 등록 도와달라고 해서 도움을 받는 게 편할 것 같다. 갈 때 여.. [독일에서 한 달 살기]Day4 룸메인 헬레나가 여기 주변에 도서관이 있다고 말해줘서 찾아보니 집에서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곳에 frankfurt goethe university 도서관이 있었다. 학생이 아니어도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길래 일이 있어서 작업을 해야 되는 날이나 조용히 책 읽고 다이어리 정리를 하고 싶을 때 도서관에 자주 들렸다. 독일에서 도서관을 가다니... 처음에는 여기저기 더 돌아다니고 관광을 해야 하는 건 아닐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이곳에 사는 사람처럼 일상을 함께 보내는 것도 값진 경험이었다. 도서관에 사람들은 한국과 다름없이 다들 시험, 과제, 공부하느라 정신없어 보였다.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도서관에 있는 사람들의 연령대가 다양해 보였고 핸드폰을 하거나 동영상을 보는 등 딴짓을 하는 사람들이 아주 적어 .. [독일에서 한 달 살기]Day3 13시간 비행으로 지쳐서 그런지 새로운 잠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개운하고 잘 자고 일어났다. 일어나보니 어제 잠깐 마주쳤던 룸메이트 헬레네가 일어나있었다. 헬레나가 친절하게 웃으며 “Morgen” 좋은 아침이라며 인사를 하고 나서 커피 머신기 조작법과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때 원두를 사용해도 괜찮다며 냉장고에 있는 음식도 다 먹어도 괜찮다고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식탁에 앉아 각자 아침을 먹으면서 헬레나와 이야기를 나눴다. 헬레나는 법을 전공하면서 요가를 취미로 하다가 강사로 돈을 조금씩 벌고 있다고 했다. 대학을 다니면서 취미를 즐기고 그 취미로 돈을 벌다니..! 신기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도 잘 활용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것 같아 나한테까지 행복 행복 에너지가 전달 되는 것 같았다. 요가를 오랫동안 .. 이전 1 2 다음